원장칼럼

두통/어지럼증/손발저림/뇌졸중/안면마비

SONG EUN CHEOL NEUROLOGY CL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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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은철신경과
조회 4,468회 작성일 15-12-2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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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에 읽었던 책인데 건강과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 책이 있어 소개합니다. 
아힘 페터스가 지은 '이기적인 뇌'입니다. 내용은 조금 어렵습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주장합니다.

'뇌는 우선 자기 자신에게 영양을 공급하고,

비상 상황에서 몸의 나머지 부분으로 가는 에너지 대부분을 차단한다'

 

다이어트를 하는 비상 상황에서 뇌가 에너지 대부분을 차지하여 몸은 더 궁핍해지고

뇌는 끊임없이 이 상황을 바꾸고자 노력하기에 빠진 체중이 유지 안 되고

결국 다이어트가 실패한다는 겁니다.

또한 흔히 말하는 정상체중이 아닌 사람마다 다르게 정해진

중립체중-에너지와 감정의 항상성에 도달하는-이 있고

이 중립체중에서 벗어나면 뇌 물질대사가 흔들린다는 겁니다.

 

특히 책 193쪽에 '만성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우울증에 걸리거나 뚱뚱해진다'고 단정합니다.

 

저는 두통 환자를 많이 봐 왔기에 저 역시

만성 스트레스는 우울증과 비만 혹은 편두통을 비롯한 기타 만성 통증의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수년 전 인천의 대학병원 조교수로 일하던 시절에

일이 힘든데 오히려 체중이 불어 식욕억제제를 수 개월 먹고 뺀 적이 있습니다.

당시 체중은 줄었지만 두근거리고 잠을 못자고 심한 변비에 속이 쓰리고

감정 기복이 심해져 외래에서 환자랑 시비가 붙을 정도였습니다.

이유 없이 다리가 아파 서울까지 한 시간 운전이 힘들어 중간에 쉬어야 했고요

약을 중단하고 체중이 늘어나니 모두 없어지더군요. ​

 

식욕억제제는 원래 우울증약입니다.

기존 약의 부작용을 줄인 우울증 약들이 새로 개발되는 과정에서

우연히 체중감소효과가 발견된 우울증약이 식욕억제제로 나온 겁니다.

하지만 다른 부작용들이 다 없어진 건 아니죠.

 

제가 약의 부작용을 느끼고 더 공부하면서 확인하고 정리한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비만은 만성편두통과 연관되어 편두통이 더 심해지고 잦아집니다.

 (​다만 비만이 편두통의 원인인지 아닌지 모릅니다)

2. 오래된 우울증약과 스테로이드/진통제는 체중 증가를 유발합니다.

3. 일부 편두통 예방약은 우울증 및 청소년 자살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4. 식욕억제제는 일부 환자에서 두통이나 기타 통증을 유발합니다.

5. 우울증에서 섭식장애와 비만/과체중이 동반됩니다.

 

오래된 우울증약과 진통제는 비만을, 비만약은 두통을, 편두통 예방약은 우울증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황에서 제가 내린 결론은 우울증과 비만, 편두통은

케르베로스처럼 머리가 셋 달린 괴물이고 하나를 누르면 나머지가 더 심해진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머리가 아닌 심장에 해당하는 원인(예를 들면 스트레스)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똑같이 심한 만성 스트레스를 받아도 개인마다 반응의 차이가 있어

누구는 우울증이 생기고, 다른 사람은 비만이나 두통이 심해진다고 봅니다.

이전에 말씀드린 면역과 알레르기의 개인 차이랑 비슷한 일종의 체질이라고 생각됩니다.

 

편두통 환자들은 살을 빼려고 식사를 거르면 혈당이 떨어져 두통이 옵니다.

대부분 과격한 운동을 해도 편두통이 오고요.

 

'등가 교환의 법칙'-만화 '강철의 연금술사'에 나온 말인데

의사로서 건강에 대한 등가 교환의 법칙이 성립함을 느낍니다

  

제 생각엔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게 삶이고 건강인 듯 합니다.

누구나 한 군데는 불편하고 한 번씩은 아픕니다. 완벽한 건강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몸은 자동차처럼 바꿀 수 없기에 지금 자신의 몸에 만족하고 아끼고 살아야 할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