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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444회 작성일 16-01-1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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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을 진단할 수 있는 기계나 검사는 없습니다.
교과서의 무조짐편두통(가장 흔한 편두통)의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A. 기준 B-D를 만족하는 두통이 최소한 5번 발생
B. 치료하지 않거나 치료가 불완전한 경우 두통이 4-72시간 지속
C. 두통은 다음 중 최소한 두 가지 이상을 가진다.
1. 편측성
2. 박동성
3. 중등도 또는 심한 두통
4. 일상적인 신체활동(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에 의하여 악화되거나 이를 회피하게 된다.
D. 두통이 있는 중에 다음 한가지 이상을 가진다.
1. 구역 그리고/또는 구토
2. 빛공포증이나 소리공포증
E. 다른 질환에 기인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반나절 정도 지속되는 지끈거리는 두통으로 가만히 쉬어야 하는 상황이
수차례 반복되며 때로 메슥거리거나 토하고 소리나 빛에 민감해지면 편두통으로 보는 겁니다.
많은 분들이 편두통을 진단하기 위해 CT나 MR을 검사한다고 잘못 알고 계십니다.
CT나 MR은 두통의 다른 원인(뇌출혈이나 뇌종양 등)을 배제하기 위한 검사일 뿐
그 자체로 편두통을 진단하는 검사는 아닙니다.
편두통의 진단은 오로지 의사의 노력(병력 청취와 진찰)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신경학적 진찰이 정상인 편두통 환자에서 CT나 MR을 검사하여
심각한 질환을 발견할 확률은 0.4% 입니다.
즉, 100명의 편두통 환자에서 뇌영상 검사를 하면 99명은 심각한 이상이 없습니다.
우리나라 편두통의 유병률이 6.5%입니다.
전 인구의 6.5%에 해당하는 편두통 환자 모두를 뇌영상 검사를 한다면
환자와 사회가 부담하는 비용이 엄청날 겁니다.
그래서 편두통은 전문가가 보아야 합니다.
머리가 아프다고 무조건 뇌영상 검사에 의존하는 의사는 편두통을 볼 자격이 없습니다.
이전 글들에 적은 다양한 동반 증상, 동반 질병, 두통의 악화 요인 및 생활 습관까지
모두 꼼꼼히 확인해야 편두통 환자를 진찰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뇌영상 검사는 꼭 필요한 경우에 해야 합니다.
다만 MRA에 우연히 발견되는 이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뇌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는
부검에서 확인된 결과로 전 인구의 1%에서 발견된다고 합니다.
크기가 작으면 문제가 안 되지만 크기가 큰 경우 터지면 뇌지주막하출혈이 오고
뇌지주막하출혈은 사망률이 40%에 달하는 위중한 병입니다.
그래서 큰 뇌동맥류는 수술이나 뇌혈관 시술을 통해 미리 출혈 위험을 제거합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편두통은 뇌동맥류와 무관합니다.
뇌동맥류가 발견되어 큰 병원에서 치료받은 이후에도 편두통이 반복되는 분들이 많습니다.
뇌동맥류의 치료는 출혈을 막는 예방책이지 편두통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아닙니다.
만일 10년 넘게 편두통을 앓은 환자가 뇌동맥류가 걱정되어
MRA를 찍어야 하냐고 물으면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환자분의 오래된 두통의 경과와 동반 증상의 진단은 편두통이지만
MRA에 우연히 발견되는 뇌동맥류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고
크기가 크면 출혈을 막는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상 소견이 10년 두통의 원인은 아닙니다."
물론 저도 진단이 애매할 때는 검사를 권유합니다.
검사를 권유하지 않았다가 우연히 뇌동맥류라도 나오면
나중에 환자의 원망을 감당할 자신이 없을 때도 있습니다.
명백한 편두통이지만 MRA로 환자의 불안을 해결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대개 검사를 말리는 쪽으로 말씀을 드립니다.
'이전에 MRA를 한 적이 있고 편두통이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면
또 검사할 이유는 없다'고 말씀드립니다.
'편두통이 잘 관리되고 일상 생활에 불편이 없는데 MRA를 검사하는 건
일반인이 검진을 위해 검사하는 것과 같다'고 말씀드립니다.
이런 제 스타일이 병원 경영에는 도움이 안 되더군요.
'제가 검사를 말려도 결국 다른 병원에서 MRA를 찍게 될거라고...'
'환자들은 물어보는 의사 귀찮아 하고 MRA 찍어 정상이면 고마와 한다고...'
그런 말 듣기 싫어 혼자 개업을 했습니다.
환자가 자신의 몸과 자신의 병을 알고 관리할 수 있게 하면
의사로서 제가 할 일은 다 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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