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칼럼

두통/어지럼증/손발저림/뇌졸중/안면마비

SONG EUN CHEOL NEUROLOGY CL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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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은철신경과
조회 5,497회 작성일 15-12-2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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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에 편두통이 시작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신경성이라고 듣고 나면 일단 안심이 되지만

시험 때면 두통에 머리가 무겁고 졸립고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호소하니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 공부를 안 시킬 수도 없어

잔소리를 하다보면 집안 분위기만 나빠집니다.


예민한 나이라 치료를 위해 여기저기 다니는 것도 싫다고 하고

한번에 낫지 않는 병이라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효과도 애매하고

학년이 올라 갈수록 두통이 잦아지면 부모 마음만 급해집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부모가 아이의 편두통을 이해하고 나서

아이가 편두통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한번에 뿌리를 뽑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편두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사항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편두통은 50-60%에서 가족력이 있습니다


아이가 사춘기부터 편두통이 오는 경우에

대개 부모 중 한 명, 특히 어머니가 편두통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도 어려서부터 편두통으로 고생했는데

자식이 자기를 닮았다는게 미안해서 애써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겁니다.

하지만 '엄마도 너 만할 때 편두통으로 힘들었다'라고

아이에게 솔직하게 말해주는 게 좋습니다.


금주 모임이나 난치병 환우회에서 '나만 힘들고 아픈게 아니었구나'라는 공감이 도움이 되듯이

아이에게 자신의 두통을 이해하는 가족은 큰 힘이 될 겁니다.


2. 자극적인 식사나 인스탄트 음식 및 카페인을 피해야 합니다.


사춘기 편두통이 오는 학생들은

대부분 알레르기 비염이나 기능성 위장 장애 및 과민성 대장 증상을 같이 호소합니다.


편두통 뿐만 아니라 알레르기와 기능성 위장 장애와 과민성 대장 증상 모두

생활 수칙의 첫 번째가 자극적인 식사나 인스탄트 음식 및 카페인을 피하는 겁니다.


앞서 다른 글에서 스트레스에 따른 자율신경계 반응이 과민한 사람이 편두통이 온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뇌혈관의 혈액 순환 뿐만 아니라 장의 소화나 배변 기능도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습니다.

당연히 장 운동의 과민성도 편두통 환자에 동반됩니다.


대개 환절기에 비염이나 감기가 심해지면 편두통도 같이 심해집니다.

멀미가 잦고 잘 체하고, 멀미나 체할 때 두통이 오며

툭하면 변이 무르고 불규칙하고 방귀가 잦고

​시험날 아침이면 배가 뒤틀려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예민한 아이들이

흔히 편두통도 같이 호소합니다.

 

우리의 뇌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금(나트륨)과 에너지를 더 많이 섭취하도록 요구합니다.

나트륨은 혈관 내 혈액양을 유지하는 제일 중요한 전해질이기에

출혈이 있을 때 생리식염수(소금물) 수액만 투여해도 혈압이 올라가고 혈액 순환이 회복됩니다.

또한 매운 음식의 캡사이신과 커피 등의 카페인은 자율신경 중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심장을 자극하고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 순환을 빠르게 하며 뇌신경도 과민하게 만듭니다.

결과적으로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좀 더 잘 극복하도록 해 줍니다.


하지만 편두통 환자들은 교감신경 작용 이후 뒤따르는 부교감 신경의 보상 작용이

일반인보다 훨씬 강력하기에 뇌혈관의 확장에 따른 염증으로 두통이 옵니다.

(앞서 다른 글에서 설명드린 MSG가 편두통을 유발하는 이유도 뇌혈관의 확장때문입니다.)


지치고 피곤할 때 커피를 마시고 맵고 짜고 달고 기름진 고열량의 음식을 먹는 건

우리 뇌가 몸에 대해 내리는 명령이기에 습관이 되면 바꾸기 어렵습니다.

특히 사춘기 아이들이 자극적인 인스탄트 음식을 못 먹게 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아이가 '다른 애들이 먹는 걸 왜 나는 못 먹어요?'라고 불평한다면

'너는 몸이 예민해서 남들처럼 아무 거나 먹으면 탈이 난다'는 걸 꾸준히 이해시켜야 합니다.

아이도 인스탄트로 인해 편두통이 심해진 경험을 반복하면 스스로 피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3. 규칙적인 식사, 수면과 무리하지 않는 생활 습관이 필요합니다.


앞서 다이어트를 다룬 글에서 규칙적인 식사가 편두통 관리에 중요함을 설명드렸습니다.

편두통 환자들은 너무 많이 자거나 너무 적게 자도 두통이 오기에

밤새고 공부하면 다음 날 머리가 무겁고 속도 메슥거리고 두통이 와서 시험을 망칩니다.

아이들이 시행 착오를 몇 번 겪으면 남들처럼 소위 벼락치기를 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평소 수면 시간도 다른 아이들보다 좀 더 많이 자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결국 남보다 적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계획적이고 효율적으로 공부하고 생활해야 합니다.

(사실 모든 일을 남보다 적은 노력으로 해내야 하는 게 편두통 환자의 숙명인 듯 합니다.)


외래에서 보면 편두통 있는 아이들이 조숙하고 똑똑한 경우가 많습니다.

원래 예민한 성격이고 스스로 조심할 게 많다는 걸 아는 애들은

또래 아이들보다 더 어른스럽습니다.

(특히 여성호르몬이 편두통과 연관되어 편두통 있는 여학생들이 좀 더 여성스런 몸매를 지니게 됩니다.)


'내가 남과 다르다'는 깨달음이 어른이 되는 첫 걸음이라면

편두통이 있는 아이들이 좀 더 먼저 어른이 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시행 착오를 겪다 보면 무리하지 않는 건강한 삶에 대한 지혜가 생길 것이고

자신의 삶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당연히 편두통도 어느 정도는 스스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4. '적당한' 스트레스를 서서히 올려야 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인스탄트와 카페인을 섭취하도록 하는 뇌의 명령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스트레스는 단순히 외부에서 오는 심리적인 자극만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과격하고 무리한 운동도 스트레스이고 편두통의 원인입니다.

과도하게 격앙된 감정이나 흥분도 역시 편두통의 원인입니다.


물론 적당한 스트레스는 아이가 건강한 성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자극입니다.

다만 그 '적당한' 한계가 사람마다 다르고

남들에게 적당한 스트레스가 편두통 환자에게는 과도할 수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입니다.

적당한 스트레스가 예상 가능한 수준으로 서서히 증가한다면

누구나 충분히 적응하고 살 수 있습니다.


아이가 적응할 수 있는 스트레스를 판단하는 부모의 역할이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크면서 아이에게 적당한 스트레스도 변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의 예상보다 빨리 커버립니다.


먼저 나를 알고, 내 배우자를 알고

우리 아이가 지금 어떤 상태이고 어떤 속도와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새로 파악해야 매 순간 아이에게 적절한 스트레스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부모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답을 찾아야 합니다.

다행히(?) 편두통이 있는 애들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면 편두통이 심해질 겁니다.

인류가 진화하면서 통증은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을 키워 생존을 도왔습니다.

어쩌면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아이들의 편두통은

부모의 적절한 개입을 요구하는 진화의 산물일지도 모릅니다.​